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린 여러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최근까지 캡슐 커피를 아주 잘 즐기고 있다.
친구나 지인 중에 집에서 썩히고 있는 캡슐 커피 머신을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아 최근에는 캡슐 커피 전도사가 되어 버렸다. ^^;
지금은 캡슐 커피에 만족하며 잘 쓰고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전자동 커피 머신으로 갈아타게 될 것 같다.
얼마 전 친형이 당X마켓에 쓰던 전자동 커피머신을 올린 것을 알게 되었고 안 팔리면 잠시만 빌려 달라고 해서 일주일을 정도 빌려 와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봤다.
형에게 빌려 온 전자동 커피머신은 필립스 라떼 클래식 ep2221 모델이다.
필립스 라떼 클래식 ep2221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40만원대에 판매 중인 모델로 아주 저가 모델은 아니다.
내가 이 머신을 빌려 온 이유는 가정용 전자동 커피머신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제대로 추출 가능한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빌려온 필립스 라떼클래식 ep2221 커피머신의 상태는 무척 좋았다.
먼저 청소를 하기 위해 물통을 제거하고 추출기 상태를 보기 위해 열어 봤다.
얼마전에 추출기도 새것으로 교환받았다고 해서 깨끗했다.
추출기를 꺼내 보니 무척 깨끗하고 커피 머신의 구조를 엿볼 수 있었는데 상단에서 커피 그라인더 커피를 분쇄하고 바로 아래 모여진 분쇄 커피를 탬핑하고 추출이 되는 것 같다.
약간의 커피 가루를 제외하고는 무척 깨끗하고 상태가 좋아서 커피 가루만 살짝 붓으로 털어서 청소를 해줬다.
형이 사용하는 동안 전용세제로 디스케이링 작업은 한 번도 안 해줬다고 해서 디스케일링을 해주기 위해 전용세제와 물을 물통에 채워줬다.
전원을 넣고 예열이 된 후에 디스케일링 모드로 진행을 하려고 하는데 느낌표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추출 버튼에 불이 깜빡이면서 동작이 멈춘다.
매뉴얼을 찾아보니 커피머신에 공기가 있어서 우유 거품기 아래 컵을 놓고 추출 버튼을 눌러 배출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
커피 머신 안에 공기를 배출하고 정상적인 모드로 진행이 되었다.
디스케일링이 필요하다는 표시는 없었지만 디스케일링 모드로 전환하였다.
디스케일링 모드는 Clean 버튼을 3초 정도 누르고 있다가 시작(추출)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디스케일링 작업은 30분 동안 디스케일링 제거제를 섞은 물통의 물이 다 비워질 때까지 진행된다.
그래도 구연산으로 주기적으로 디스케일링도 해주어서 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관리를 잘해서 내가 쓰는 캡슐 커피 머신보다 석회질이나 불순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30분 동안 1단계 작업이 끝나고 물통을 물로 깨끗하게 씻어주고 다시 물을 채워주고 시작(추출) 버튼을 눌러주면 3분 동안 헹굼 작업이 진행된다.
물 배출이 끝나면서 헹굼 단계까지 작업을 마쳤다.
집에서 커피를 맛있게 즐기려면 커피 머신 관리를 잘해줘야 하는데 전자동 커피머신을 사용하려면 더 부지런해야 한다.
그라인더 부분도 청소하려고 했는데 분해를 해야 돼서 일이 커질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원두 통에 분쇄도를 1~12까지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앞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실 거라 분쇄도를 좀 더 가늘게 조정했다.
모든 청소 작업을 마치고 다시 예열을 하니 모든 추출 버튼에 불이 들어오고 예열이 끝이 났다.
Agua clean에 불이 들어와서 교환이나 상태를 확인하라고 하는데 형은 애초에 아쿠아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서 정상이고 무시해도 된다.
먼저 에스프레소 추출 테스트를 했다.
전면 디스플레이 LCD 터치 패널이면 더 좋은데 중저 가격대의 머신이어서 그냥 터치 버튼인 것은 아쉽다. ^^;
에스프레소 추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오른쪽에 아로마와 추출량 버튼에 불이 들어오고 활성화가 된다.
아로마 3단계에 추출물양을 3단계로 해서 추출을 했다.
아로마 향미와 상관없이 에스프레소 추출양의 3단계는 40ml의 룽고가 추출이 되었다.
에스프레소 버튼을 두 번 눌러 2샷이 아니어도 기본적으로 추출구 2개에서 투샷이 추출이 된다.
배전도가 높은 원두나 커피를 연하게 먹는 사람들은 기본 2샷은 굉장히 진할 수가 있다.
이번에는 에스프레소 아로마 3단계에 추출량 2단계로 추출을 했다.
추출양 2단계에서 25ml의 에스프레소로 정상 추출이 되었다.
추출양을 보니 1단계는 리스트레토로 추출이 될 것 같다.
이번 사용후기의 주인공은 필립스 라떼클래식 ep2221이 아니라 하소로 커피에서 주문한 스페셜티 커피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시즌 블랜드이다.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와 엘 파라이소 프루토 로조스의 50:50 2종 블랜드이다.
예전부터 하소로 커피의 무산소 프로세싱 원두의 매력에 빠져 자주 주문하는데 이번에는 대표님이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시즌 블랜드를 적극 추천하셔서 믿고 주문한 내돈내산 사용후기이다.
스페셜티 커피답게 로스팅 배전도가 낮아 기름기 없이 밝은 색상의 원두를 볼 수 있다.
원두 봉투를 여는 순간 복숭아 통조림을 막 열었을 때의 향과 말린 망고 향, 라임 향을 느낄 수 있어 무척 기대를 했다.
원두를 바꾸고 기존 잔여 원두가 썩여 있을 것 같다 린스 개념으로 2~3회 추출을 더 한 후에 추출을 했다.
필립스 라떼 클래식 ep2221 추출 영상을 찍었는데 이때 어머니가 거실에서 트로트 방송을 보고 계셔서 소리가... ㅡ,.ㅡ;
하소로 커피의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시즌 블랜드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해서 마셔 보고 완전 미친 커피 맛에 놀랐다. @0@
복숭아, 건자두, 패션 후르츠, 리치 등의 과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마시고 나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에스프레소 한 잔 만으로 마치 콜롬비아 엘 파이소 농장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크레마의 색상도 황금빛으로 선명해서 형이 준 테스트 원두보다 훨씬 이뻤다.
이번에는 아메리카노 추출을 해봤다.
아메리카노 추출은 아로마 3단계와 추출량 2단계로 설정하여 추출했다.
아메리카노 추출량 2단계에서도 깊은 향미의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처럼 다양한 열대 과일 향미를 즐길 수 있었는데 커피를 길게 뽑으면서 나중에 텁텁한 뒷 맛은 어쩔 수 없다.
캡슐 커피던 전자동 머신이던 나는 아메리카노나 길게 뽑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일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것처럼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서 물을 넣어 만드는 방식의 아메리카노가 깔끔하고 맛이 있다.
얼죽아는 한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지만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되기 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다.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시즌 블랜드로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는 에스프레소 2샷을 넣어 역시나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상쾌한 열대 과일향의 산미가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즐기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커피는 제철 식품이어서 내년 여름에도 같은 원두로 맛을 즐길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지금 있을 때 충분 즐겨야 할 것 같다. ^^;
원두 트레이를 비우라는 불이 켜져서 원두 트레이를 열어 보니 벌써 꽤 많이도 마셨다.
우유스티밍으로 라떼를 만들어 보지는 않았는데 저런 형태의 우유스팀봉의 결과물은 충분히 예상 가능해서 카푸치노 거품 정도는 만들 수 있다.
이 좋은 커피를 혼자만 즐기는 게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부모님은 내가 느낀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시즌 블랜드의 향미를 하나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쓴 맛을 느껴서 아쉬웠다. ㅠㅠ
두고 혼자 다 먹을 것 같아서 이 좋은 커피를 함께 공감하고 싶어서 예정보다 일찍 형에게 반납을 했다.
과연 가정용 전자동 커피머신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형에게 빌려와서 테스트를 한 것인데 결과는 훨씬 고무적이었다.
필립스 라떼클래식 ep2221 같은 중저가의 가정용 커피머신에서 이 정도의 커피 맛을 낼 수 있다면 그라인더가 더 좋은 중고가 커피머신에서는 더 깊은 향미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캡슐 커피를 충분히 맛있게 즐기고 있는데 이번에 가정용 커피머신을 경험해 보니 이제 슬 슬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갈아타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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