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offee Life/카페창업기 카페창업tip

고군분투 카페 창업기 1개월차

타고르 2014. 4. 19. 00:30
반응형

평촌에서 카페를 오픈하고 벌써 한달이 지나갔다.

오픈 전부터 참 다른 사람들은 평생에 한번 경험하기도 힘든 일을 여러번 겪으면 오픈을 할 수 있나 했는데 결국 2014년 3월 18일에 오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픈을 하고 별다른 오픈 이벤트나 홍보 없이 방문 하는 고객 분들에게 스페셜티 커피 아메리카노를 주사위를 3개 던져서 나와서 나온 숫자의 합에 곱하기 100원을 할인 해서 주는 이벤트를 보름 동안 했는데 방문한 고객들은 재밌어 하긴 했지만 이것이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좋은 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팔기 위해 마진을 최소화 하고 가격은 정말 싸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 하고 있다.
주변 동네 카페들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낮아서 일부 고객들은 "여기 프랜차이즈 인가요? 프랜차이즈도 아닌데 왜이렇게 비싸?"라고 말씀 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프랜차이즈는 왜 비싸야 하는데요?"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ㅠㅠ
프랜차이즈와는 비교도 안되는 좋은 재료와 스페셜티 커피를 싸게 팔고 있다고 자부 했는데 말이다.


다른 카페들 처럼 단순하게 미국과 유럽 스페셜티 커피 개인 회원 가입이 아닌 카페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회원사로 가입 한 이유도 품질 좋은 고급 스페셜티 커피의 저변 확대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는 명판을 가입하고 두달이 다되서야 보내줬다. ㅡ,.ㅡ;

 

4월 중순이 다되어서야 오픈하고 거의 한달이 다되어서야 미국과 유럽 스페셜티 커피협회 정회원사 명판을 걸 수 있었다.

 

스페셜티 커피는 전세계의 커피 유통량의 10%도 안되는 최고급 커피로 전문 커피감정사(Q-grader)들이 생두 단계부터 까다롭게 감별한 커피로 Nook에서는 100% 스페셜티로만 블랜딩 된 원두만을 사용하여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있다.


 

 

오픈 당시에 책정한 커피 가격은 채 한달도 안되어서 전세계적인 생두가격 폭등으로 원두 구입 가격도 상승하게 되었다.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오픈이 한달이 안되어 아직은 스페셜티 커피의 격을 고객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오픈 당시의 가격을 유지 하고 있다.

 

좋은 스페셜티 커피 원두로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내기 위해 장비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에만 수천만원을 투자하여 동네카페에서 낼 수 있는 최상의 커피맛을 내기 위해 매일 매일 노력 한다.
커피 원두가 매일 매일 온도와 습도 변화에 민감해서 정확하고 균일한 커피 맛을 잡기 위해 매일 버려지는 커피 양도 상당하다.

방심하고 대충 할 수 없는 것이 이미 우리 카페의 커피 맛을 좋아하시는 단골 분들이 생기고 있고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는 온도와 습도 변화 때문에 변하는 커피 맛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는 고객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칵테일이나 술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던 바는 처음에는 낯설어 하며 아무도 앉지 않았지만 조금씩 바에 앉는 분들이 생겼고, 짜짱밥이 그토록 기다렸던 외국인 손님도 바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 했다.
그렇게 조금씩 고객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동네 카페지만 여행을 주 컨셉으로 하고 있는 우리 카페에는 다양한 여행소품과 여행자료들을 비치해 두고 있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지만 조금씩 고객들이 찾아서 보기 시작 했고, 여행 소품을 선물해 주신 고객들도 생겼다

 

우리 카페에서는 칵테일도 팔고 있는데 아직 카페에서 칵테일을 마시는게 낯선지 3월 말까지 지인들만 찾던 칵테일이 4월 들어 고객들에게도 팔리고 있고 요즘은 효자 상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마이 타이 같은 경우는 오픈하고 한번도 안팔리다가 한달이 다되어서야 하루에 2잔이 팔리기도 했다. ^^

아직 한번도 팔리지 않은 많은 칵테일들도 있지만... ㅠㅠ

 

 

아침 10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의 14시간을 카페에서 직접 일하면서 한달이 다되어 가자 체력적인 한계가 왔다.
내가 피곤하고 힘들면 고객들에게 나가는 음료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친절하게도 즐겁게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서 특단의 조치로 바 안쪽에 매트를 깔고 고객이 없는 시간에 쪽잠을 자면서 조금이나마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ㅠㅠ


2년 전부터 카페 창업을 계획 했을 때부터 현장 일을 하면서 카페 일이 3D 업종처럼 중노동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영자가 되어 운영하게 되면 그 몇배의 책임과 중노동을 하게 된다.
그래도, 이 일이 좋아서 하게 되는 것은 커피와 음료를 맛있게 마시고 웃어주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지금 힘든 일을 잘 견뎌 내고 커피와 음료 맛에 충실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카페를 만들어야 겠다.
언제고 힘들때 다시 이 글을 보면서 기운을 차리고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늘의 이 기록을 남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