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크레코의 방문은 나중에 커피인이 되어서 소중한 자산이다.
비록 나중에 전문적으로 커피를 공부하고 커피맛을 알게 되었을 때는 카페 크레코 여행 당시의 커피 맛을 기억하지 못하였지만 로마의 유서 깊은 카페를 방문 했던 추억만으로도 좋았다.
2010년에는 내 의지로 간 곳이 아니고 여행지에서 만나 함께 동행한 친구들이 스페인광장에 와서 바로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있다며 찾아간 곳이었다.
당시에는 식당에서도 테이블 차지에 벌벌 떨었기 때문에 테이블 차지까지 지불하고 커피를 마시기에는 부담스워서 바 한쪽에서 서서 1 euro에 구입한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들이켜야 했다. 커피를 잘 알지도 못할때여서 커피 맛도 잘 몰랐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압도 되어 내부의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금방 자리를 떠야 했다. ㅡ,.ㅡ;
2017년 8월 다시 로마를 여행하게 되었고 벌써 7년에 한번씩 세번째 방문이 되었다.
다시 로마를 찾게 되어서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즐기기 위해 점심을 먹고 스페인 광장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카페 크레코를 찾았다.
예전에 방문 했을때 막 점심을 먹고 도착해서 좌석도 바도 사람들로 북적대었는데 이번에는 점심 피크타임을 지나서 인지 카페 크레코 앞은 생각보다 한산 했다.
1760년 부터 무려 250년 넘게 운영 되고 있는 카페 크레코는 7년 전과 똑같은 모습 그대로 그자리에 있었다.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카페 크레코를 즐기기 위해 찾아 온 만큼 홀 제일 안쪽 자리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이렇게 안쪽까지 들어와 보지 못해서 카페가 안쪽으로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홀 안쪽에 책장 옆자리를 잡고 앉았다.
제대로 유니폼을 입은 멋진 웨이터가 메뉴판을 건냈고 같이 간 동생녀석과 우선 커피와 음료를 주문을 했다.
주문을 하고 서빙이 되기 전까지 화장실을 갔다 오며 카페 크레코 곳 곳을 구경을 했다.
250년 넘게 운영 되어 하나의 박물관 같은 카페 크레코는 내부에 수 많은 액자와 그림들이 진열 되어 있다.
카페의 역사와 함께 소장 된 그림들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카페의 인테리어는 다른 것보다 평범한 벽에도 괜찮은 그림 액자를 걸어 두면 완성 되는 것 같다.
두잔의 에스프레소와 각 자가 시킨 커피 메뉴 하나씩 모두 4잔의 커피 음료가 서빙 되었다.
함께 간 친한 동생 녀석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주문을 하자 아포카토를 추천해줘서 그것을 시켰다. 한 모금 뺏어 먹어 보니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가 들어갔고 휘핑 크림이 모두 들어가 무척 달고 맛있었다. 동생녀석은 "형네 카페에서 먹은 아포카토 보다 맛있어~"라는 말도 아끼지 앉았다. ㅡ.,ㅡ;
테이블 차지가 붙는 카페인 만큼 예쁜 물잔에 물은 무료로 제공 된다. ^^;
2개의 카메라와 한개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느라 크레마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ㅠㅠ
에스프레소를 주문 하면 쵸콜릿을 하나 주는데 예전에는 원두에 쵸콜릿을 줬던 거 같은데 지금은 그냥 밀크 쵸콜릿을 준다. 제대로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해 아직 쵸콜릿을 먹으면 안된다.
카페 크레코의 에스프레소 제가 한번 마셔 보겠습니다. ^^;
단숨에 들이킨 카페 크레코 에스프레소 한 잔~
분명 예전에는 제대로 맛도 모르고 마셨었는데 그때도 단순히 쓰다는 느낌은 아니었던 기억이 있다.
커피를 업으로 살게 되어 이번에는 확실히 맛을 알 수 있었는데 고소한 맛과 쓴맛, 단맛이 균형 잡히고 맛이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일부 산미를 내는 블랜드가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산미는 절제하는 블랜딩을 추구 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 커피는 왠지 강배전을 해서 탄맛이 많이 날꺼 같았는데 카페 크레코 에스프레소도 그렇고 탄맛은 느껴지지 않았고 감칠맛과 단맛이 여운을 주면 뒷맛이 깔끔해서 좋았다.
시간 차를 두고 주문을 해도 되었는데 뭔가 마음이 급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함께 주문을 해서 함께 나왔다. 이탈리아나 유럽의 카페 메뉴에 아메리카노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만드는 방식이 크게 어렵지 않아서 메뉴에 없어도 아메리카노를 요청을 하면 만들어 준다.
이 커피는 정확히는 아이스 블랙 커피 였던 것 같은데 원래 레시피가 그런지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가 있었다.
커피 자체의 맛을 즐기고 싶었지만 단맛이 나는 커피 그 자체도 더위에 지친 로마에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좋았다.
우리가 앉은 홀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서 주기적으로 곡을 바꿔 피아노 연주도 해줬다.
음악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더위에 지친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카페 크레코에서 보내고 있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계산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왔다.
카페 크레코 화장실은 남녀 구분이 없고 입구에 직원이 지키고 있는데 화장실 이용 할때 강요 하진 않지만 팁을 받고 있었다. 함께간 동생 녀석은 화장실에서 팁을 줬고 짜장밥은 다른 손님이 화장실 이용하기 위해 직원에게 말을 걸고 있어서 팁을 주지 않았다. ^^:
나가는 길에 입구쪽까지 이어진 벽면에 처음에 보지 못한 다른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카페 크레코의 에스프레소 데미타세나 카푸지노 잔도 진열 되어 있고 같은 디자인의 잔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기념으로 사보려고 했더니 120euro가 넘는 관대하지 않는 가격에 좌절 했다. ㅠㅠ
카페 크레코의 에스프레소 바는 입구쪽에 있어서 전에 바에서 마실때는 바리스타가 커피 추출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홀에서 커피를 마시느라 바리스타를 볼 일이 없었다.
에스프레소 바에 당시에 여자 바리스타가 있어 나가는 길에 짜장밥이 한국에서 온 바리스타라고 소개하고 사진을 부탁하자 예쁜 미소로 응해주었다.
카페 크레코의 바리스타와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은 아쉽다. ㅠㅠ
커피를 알고 다시 찾아온 카페 크레코는 커피 맛 보다도 로마의 카페 박물관 같은 상징성에 더욱 다시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스페셜티 커피만을 고집해서 약간의 편견과 기호가 생기긴 했지만 카페 크레코를 비롯 이탈리아의 커피들은 분명 다르게 완성되어진 개성있는 훌륭한 맛이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했으나 다시 관광지로 발길을 돌렸다.
바로 옆에 있는 스페인 광장으로~ 벌써 3번째여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ㅋㅋㅋ
카페 크레코와 타짜도르는 공간과 커피로 서로 추구하는 것이 달랐지만 모두 괜찮은 카페 였고 내게는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라는 자산을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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