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offee Life/해외 카페, 양조장 투어

스위스 인터라켄 지역 맥주 루겐브로이(Rugenbrau) 양조장 투어

타고르 2018. 5. 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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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후로 맥주 맛에 눈을 뜨고 집에서 혼술하며 즐기는 최애 술이 되어 버렸다.
커피를 직업으로 살게 되면서도 술은 맥주를 제일 좋아 했고 해외 여행을 하면서도 맥주 공장을 갈 수 있으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다녀왔다.

2017년 9월 스위스 여행을 하면서 인터라켄의 지역 맥주 루게브로이를 알게 되었고 숙소에서 도보 30분 이내의 거리에 루겐브로이 양조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름길은 숲을 걸어 다녀왔다.

 

인터라켄의 관광지를 벗어난 지역에 좀 더 한적한 동네에 루겐브로이 양조장도 있다.

넓은 대형 주차장에 맥주를 담을 병들이 포장되어 있어 한눈에 이곳이 양조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루겐브로이는 스위스 여행 내내 매일 마셨던 지역 맥주인데 깔끔 하고 독일 스타일의 맥주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결국 매일 마시던 맥주 때문에 마지막 날에는 양조장까지 오게 되었다.

계속 입구를 찾아 가는데 맥주 공장과 연결된 하역장인거 같은 건물이 보였다.

마트 같은 분위기의 주류 상점이 보였는데 일단 양조장 투어가 목적이어서 계속 안쪽으로 걸어갔다.

맥주를 발효하는 냄새를 쫓아 갔더니 맥주를 생산하는 대형 탱크와 함께 양조장이 보였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봐도 방문객에게 개방되어 있는 출입구가 없었고 사람도 없고 한적 했다. ㅡ,.ㅡ;

인터라켄 지역 맥주라서 그런지 생산설비 규모가 지금까지 다녔던 맥주공장에 비해 크지 않았다.

많은 맥주 공장을 다녀서 알게 된 발효된 맥주 원액을 숙성하는 탱크가 보였는데 리모델링을 하는지 바깥에 공사의 흔적이 있었다.

양조장 앞에는 레스토랑도 있었는데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 그런지 인기척은 없었다.

레스토랑 맞은편에 방문객 리셉션 센터가 있어 들어갔는데 아직 아무도 없다.
뒤늦게 직원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는데 루게브로이 양조장은 단체 방문객만 예약을 받고 가이드 투어를 진행한다고 한다.
예약도 없이 개인적으로 왔으니 가이드 투어는 없이 그냥 자유롭게 둘러 보라고 했다.

루겐브로이 양조장 전에 이미 5개의 외국 맥주 양조장을 다녀서 맥주를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설명을 들어서 기초적인 내용에 대한 가이드 투어는 필요 없었다.
여느 맥주 양조장과 마찬가지로 우선 맥주를 만드는 재료가 전시 되어 있다.

독일어는 못하지만 경험 덕분에 이것이 맥주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는 보리인 것을 안다.

보리를 발아 시키면 맥아(malt)가 되는데 이것도 전시 되어 있다.

독특하게 옥수수가 있다.
맥주를 만드는 재료가 옥수수나 밀, 쌀 등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루겐브로이는 옥수수를 넣어 좀 더 부드럽고 고소한 단맛을 내주는 것 같다.

맥주의 세균증식을 막고 쌉쌉할 맛을 내주는 홉(hop)도 전시 되어 있다.

맥아를 발효 시켜 술을 만드는데 필수 요소인 효모도 가루 형태로 직접 볼 수 있게 전시 되어 있다.

가이드가 없어서 특정 맥주에 옥수수가 들어가는지 모든 루겐브로이 브랜드 제품에 옥수수가 들어가는지는 물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기본이 되는 라거 스타일의 맥주에 들어가는 것 같다.
굳이 독일맥주가 아닌데 스위스에서 맥주 순수령으로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

재료를 전시하는 맞으편에는 루겐브로이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주류 제품의 쇼케이스가 마련 되어 있다.

생각보다 다양한 라인업의 루게브로이 맥주 제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독특한 것은 맥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의 위스키도 제조하고 전시 판매 하고 있다.

위스키 리큐르 라고 되어 있는 이 제품은 40도 이하의 저도수 위스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양심도 없이 위스키라고 판매 되고 있는 것을 이곳에서는 '위스키 리큐르'라고 분명하게 구별하여 판매하고 있다.

Crystal 이라는 브랜드를 붙이 진도 이곳에서 만드는 진 전시 되어 있다.

그 외에 리큐르 같은 혼성주도 만드는 것 같다.

단체가 오면 내부 생산시설을 보여주는지 모르지만 일단 나의 투어는 이정도로 끝났다. ㅠㅠ
내가 쉬고 있을때 다른 외국인 관광객이 한명 더 찾아왔다.

견학코스와 샵 경계에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은 오크통에서 위스크를 시음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

갓 만들어진 위스키 원액 500ml를 77프랑에 파는 것 같다.

샵에서는 루겐브로이 양조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주류를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다.

와인도 전시 판매되고 있는데 와인은 종류와 지역이 다른 것을 보면 양조장 제품은 아닌거 같다.

다양한 루겐브로이 MD 상품도 전시 되어 있는데 특별히 애착이 가는 제품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맥주 전용잔을 모으기도 해서 튼튼해 보이는 루겐브로이 맥주 전용잔 2개를 구입했다.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싶어서 마시려고 하자 직원이 양조장 투어에는 맥주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고 했다. 나홀로 양조장 투어 였지만 프리미엄 맥주라는 이름이 붙은 Amber oberland 맥주가 눈에 들어와 선택 했다.

프리미엄 맥주라는 이름이 붙은 것 처럼 amber oberland 맥주는 깊은 맛에 뒷맛도 달고 맛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맥주 양조장이서 투어 프로그램도 별로 없었고 아쉬웠다.
예전에 비어 라오 맥주 공장에서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생산 설비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는데....

낮술도 아닌 아침술을 하고 쇼핑까지 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 길에 보니 하역장으로 대형 트럭 2대가 물건을 싣고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의 6번째 맥주 양조장 방문지인 루겐브로이 맥주 공장 투어가 이렇게 끝이 났다. ㅠㅠ

여행 내내 이동 할때마다 깨질까봐 옷으로 신문지로 몇겹을 싸서 가져 왔던 루겐브로이 전용잔은 무사히 집에 가지고 왔다.

맥주나 커피 등 음료 맛을 결정 하는 여러 재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루겐브로이 맥주는 스위스 여행 내내 맛있게 마셨는데 아무래도 깨끗한 스위스의 맑는 물, 특히 인터라켄에서도 물이 가장 좋은 곳에 생긴 양조장이 아닐까 싶다.

다른 나라의 맥주보다 아주 뛰어난 개성과 맛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맛의 깊이가 부족하지는 않은 괜찮은 맥주이다.
한국까지 수입 되기는 힘들겠지만 스위스 여행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인터라켄에서 가장 싸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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