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offee Life/카페창업기 카페창업tip

카페 개업 후 3년만의 폐업... (부제: 건물주를 잘 못 만난 자영업자 최악의 케이스).

타고르 2017. 4. 14. 13:57
반응형

많은 기대와 꿈을 가지고 시작 했던 카페를 3년 만에 폐업하게 되었다.

처음 하는 자영업이라 분명 내가 부족 했던 부분도 있었고 운도 따라 주지 않은 것도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 점 더 지치기고 힘들어져 갔다.

실패 하는 사람들이 핑계꺼리를 찾는것이 싫었는데 유동인구가 아주 활발한 상권이 아닌 입지에서 해마다 터지는 세월호와 메르스 같은 사건 때문에 더욱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장사가 처음이라 어차피 수업료를 내고 배워야 하는 거라며 희망고문 속에서 하루 하루 유리창 큰 감옥살이를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2년의 임대차 계약 종료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건물주로부터의 문자를 받았다.

그동안 건물주와는 특별하게 나쁘게 지낸 것도 없었고 임대료도 단하루도 연체한 적도 없어서 설마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던 일이 내가 겪을꺼라고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자영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첫 장사에서 나쁜 일을 한번도 피해 갈 수 없는지 설마 설마 했지만 그것은 내게 현실로 다가왔다.

건물주의 멘트 하나 하나가 전형적인지....  전화도 해보고 주변의 조언을 따라 사정도 해봤지만 이미 작정하고 덤비는 건물주는 미간 하나 변하지 않고 냉정하게 이야기 했다.

 

2년전 처음 계약 할 당시에 180만원(부가세별도)에 계약을 했는데 2년 후 1년 연장 계약 할 때는 주변 시세를 얘기하며 300만원 인상을 요구 했다.  그것도 주변에 10평이 안되는 가게들이 100만원, 120만원을 한다며 27평 1층을 다 쓰는 우리는 300만이 정당하다며 요구 하는 것이었다.

임대차 보호법 얘기를 하니 내게 임대차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서 내가 임대차 보호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임을 분명하게 알렸다.

 

건물주와 몇번의 임대료 인상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하다 임대차 보호법을 피할 수 없는 건물주는 결국 9% 인상으로 철회를 했지만 새로운 임차인에게 양도양수를 할 경우에는 자신이 원한 임대료를 받겠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높은 임대료로 인해 내가 제대로 된 권리금을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희망고문 속에 살다가 냉정하게 되짚어 보게 되었고 유지만 되는 상황의 카페를 정리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미 정리하기로 한 카페에서 보내는 하루 하루가 더욱 큰 고생이었다.
겨울과 봄에 새로운 가게 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높은 임대료 때문에 다시 발길을 돌리지 않는 것이 반복 되었다. 결국 계약 만기 전에 건물주의 사무실에서 보증금과 임대료 각 각 9%를 인상한 연장 재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빨리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결혼과 함께 그만 두었던 알바를 마지막으로 더이상을 사람을 구하지 않고 1인 카페로 운영을 했다.
수익성도 수익성이지만 권리금을 낮추면 카페가 빨리 나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고 사람을 뽑고 금방 그만두게 해야 할꺼 같아서였다.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로 사람들은 구하기 힘들어졌다.
상황은 계속 악화가 되어 15년 넘게 운영하는 맞으편 초밥집은 김영란법과 콜레라 때문에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고 우리 카페에도 영향이 있었다. 또, 바로 앞에 있던 15년 된 부대찌게집이 없어지고 치킨집이 들어서면서 일 매출이 5만원이 줄어 들고 최악의 상황은 계속 되었다.
점 점 내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져 갔고 마음도 악해져 가는 것 같아서 정말 카페를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주변에 다른 가게들이 사라지고 또 카페들이 생겼지만 내가 권리금을 아무리 낮춰도 내카페 자리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다시 겨울이 연말이 다가왔고 건물주로부터의 사무적인 문자를 다시 받게 되었다.
2016년도에도 상황은 악화 되어 카페를 유지하기 위한 매출만 발생하고 있어 나는 지난 1년 동안 건물주를 위해 일한 것이 되어 버렸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없었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1년 연장을 했을때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내가 받으려는 최소의 권리금 보다 최악의 경우는 까먹을 수 있는 돈이 많아 질것 같았다.

 

결국 난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1년을 더 운영을 하다가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건물주에게 통보를 했다.
지난 3년 가까이 아껴왔던 공간과 정들었던 단골들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했다.
2017년의 설 연휴를 앞둔 1월 22일까지만 운영을 하고 단골들과 작별한 시간을 가지며 영업을 중단 했다.
이미 영업을 중단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인데도 카페를 정리하기 위해 나와 있으니 단골들은 아쉬운 마음에 한번이라도 더 카페를 방문 해주었다.
그렇게 찾아 주는 단골들을 반기며 그동안의 감사 했던 마음에 원두가 남아 있는 동안 무료 커피를 내려 드리고 하루씩 하루씩 온기를 채워 나갔다.

 

설연휴를 앞두고는 많은 대화를 해본적도 없는 손님에게 김선물을 받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인 카페는 지속 가능할 수만 있다면 더욱 행복한 공간이 될텐데....

 

이제 계약 종료를 앞두고 무건리가 된 상태에서도 새로운 임차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설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정리를 시작 했다.
냉장고나 남은 집기들을 중고로 팔아야 했고 내가 했던 인테리어 시설물도 철거해야 했다.
권리금도 못받는 상황에서 시설물도 직접 철거해야 하니 마음이 여간 씁쓸한게 아니었다.

 

3년간의 정들었던 카페는 그렇게 빈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계약 만료일인 2월 8일 건물주와 만나 남은 공과금 등을 모두 정리하고 보증금을 돌려 받았다.

 

2월에 3년만에 자연인 신분이 되어 3주간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잠만 자게 되었다.
아무리 자도 끝없이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지 못했다.
그러다 조금씩 활동량을 늘려가게 되었고 건강이 많이 악화 된 거 같아서 조금씩 운동을 하며 마음과 몸을 회복하고 있었다.

카페에 대해서 잊고 살면서 한달 보름 정도 지났을 무렵에서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받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더니 문자가 왔는데 내용이 아주 가관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블로그를 통해 내가 운영했던 카페 자리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이 글을 남긴 것도 있었는데 내용을 보니 건물주가 나한테 권리금을 챙겨줬다고 새롭게 들어오는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 했나 보다.

이런 어의 없는 상황이 다 있나... 나의 카페는 폐업을 한 후에도 이런 짜증나는 일을 겪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건물주의 횡포를 빈번하게 겪으며 살고 있다.
오늘도 많은 자영업자들이 다들 가게를 처음 운영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꺼야 라고 생각하며 시작 한다.
다들 많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 하겠지만 자영업이라는 것이 나 자신만의 노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환경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분명 내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나 자신이 잘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건물주를 잘못 만나면 투자비의 일부도 회수하지 못하는 일이 대한민국에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패를 기록한 나이지만 내 경험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에게 tip을 주자면 상가 임대를 할 때는
1. 부동산에 매물이 한군데만 나와 있는 자리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먼저 의심을 해볼 것.
2. 최근 1~2년 사이에 건물주가 바뀐 매물은 좀 더 신중 할 것.
3 본인이 들어가고자 하는 매물 주변 상점 사람들과 친해지고 정보를 얻을 것.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 최악의 경우 피해를 최소하 하는 방법은 더 많이 다리품을 팔고 시장조사를 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버는 것은 힘들지만 까먹는 것은 순식간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