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커피의 종착점인 일리 커피는 맛은 있지만 다른 캡슐에 비해서 종류가 많지 않다.
물론 출시된 커피 제품 하나하나가 퀄리티가 좋아서 결국은 나도 일리 캡슐만은 즐기고 있는데 그래도 새로운 제품과 싱글 오리진 라인업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몇 년 전에 일리 이딜리움(illy idillyum) 제품을 알게 되었는데 국내 재고는 물론 해외에도 재고가 없었고 프랑스에 사는 친구 한테 부탁해도 구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얼마전에 집에서 먹는 일리 커피 캡슐이 떨어져서 구입하려고 보니 일리 이딜리움이 다시 출시된 것을 알고 몇 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구입을 했다.
한동안 일리 캡슐은 쿠팡이 로켓배송에 배송비까지 하면 제일 저렴했는데 요즘은 물류에 물건이 빠졌는지 로켓배송 제품도 찾기 힘들어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을 했다.
반가운 마음에 언박싱 사진을 제대로 찍기 전에 먼저 개봉을 해버렸다. ^^;
대부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일리 제품처럼 알루미늄 캔에 간단한 완충용 뽁뽁이?로 포장을 하고 배송이 되었다.
내가 일리 이딜리움을 알게 된지 3년 만에 구입해서 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은색 알루미늄 캔 포장에 약간의 갈색 그라이데션으로 색을 낸 일리 이딜리움 캡슐은 자연산 저 카페인 커피라는 문구 외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카페 사장도 했었고 큐 그레이더와 알 그레이더까지 취득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나이를 먹고 역류성 식도염도 오고 늦은 시간에는 수면 장애 때문에 커피를 예전처럼 자주 마시고 못하고 있다.
일리 이딜리움 캡슐 커피는 자연산 저카페인 커피라는 특별함이 있다.
일리 공홈에도 이딜리움은 자연산 저카페인 커피라는 내용 정도만 있을 뿐 향미 표현이나 맛의 강도 등은 다른 제품에 비해 불친절했다.
일리 이딜리움에 들어가는 Raurina 커피 품종에 대해 조사해 보니 구글에서도 많은 정보가 검색되지는 않는다.
버번 종의 변종으로 1800년대 프랑스령 레위니옹(Reunion) 섬에서 처음 발견 되어서 1940년대까지 유통이 되었다고 요시야키라는 일본인 커피 연구자의 노력에 의해서 생산이 확대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연산 저 카페인 커피라는 희소성 있는 커피로 현재는 코스타리카와 엘살바도르 등 전 세계 커피 산지에서 점차 생산이 늘고 있으며 카페인 함량이 1% 미만으로 인위적인 기술로 만든 디카페인 커피 보다 향미가 뛰어나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 검색을 통해 알아본 Raurina 커피는 쓴 맛이 적고 자두, 복숭아, 쵸콜릿, 캐러멜, 꿀 등의 향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리 이딜리움의 원재료인 Raurina coffee에 대한 정보는 이 정도뿐이다.
드디어 몇 년 만에 일리 이디리움을 만나 뚜껑을 개봉을 했다.
역시나 질소 포장 덕분에 빵빵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중간 마개를 벗기자 신선한 커피 향을 기분을 좋게 한다.
일리 이딜리움은 캡슐 자체가 거의 투명한 색상이다.
일리가 디카페인 커피는 파란색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는데 자연산 저 카페인 커피인 이딜리움은 투명한 캡슐 색상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드디어 기대되는 첫 추출이다.
첫 추출에서 25ml의 에스프레소를 세팅해서 추출을 했다.
추출하면서 달콤한 향의 커피 향이 기분을 좋게 한다.
크레마의 응집력도 있고 색상도 밝고 깨끗하게 추출이 된다.
일리 이딜리움으로 첫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약간의 한약맛도 있었지만 고소한 맛, 초콜릿티 한 맛과 스파이시한 느낌이 있었다.
요즘 하루에 한 잔의 커피 정도만 마시는데 자연산 저 카페인 커피니 바로 또 추출을 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일리 이딜리움 에스프레소 투샷을 넣고 만들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인데도 크레마가 쉽게 흩어지지 않고 유지가 되었다.
4월의 주말인데도 여름처럼 날씨가 더웠는데 일리 이딜리움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는 에스프레소 일 때보다 산미가 산뜻하게 살아 있고 견과류의 고소한 맛, 캐러멜 같은 단 맛이 더 강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인스타그램에 먼저 올렸을 때는 몰티 한 단 맛이라고 표현 하고 이해하기 쉽게 죠리퐁 같은 맛이라고 쓰기도 했다. ^^;
다음 날에는 비가 오고 날씨가 다시 쌀쌀해져서 이번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다.
이번에는 에스프레소를 한 샷만 추출해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에서도 약하지만 산미가 느껴졌고 부드럽고 몰티한 단맛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아메리카노보다는 롱블랙을 선호하는데 원두 특성상 쓴맛이 적어서 부드럽고 단맛이 있는 것은 좋지만 좀 더 진하게 마실 수 있는 롱블랙으로 마시는 게 좋은 것 같다.
이제 곧 더위가 올 것 같아서 따뜻하게 커피를 마실 날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일리 이딜리움으로 따뜻한 카페 라테도 만들어 봤다.
일리 이딜리움으로 카페 라테는 에스프레소 한 샷을 넣어서 만들었다.
롱블랙과 함께 카페 라테도 플랫화이트 스타일을 좋아해서 일리 밀크 프로더에서 평판 디스크로 적은 거품을 내어서 만들었다.
일리 이딜리움 카페 라떼도 역시나 부드럽고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혀를 감싸 주었다.
개인적으로 라테류는 자주 즐기지 않는데 마찬가지로 원두 특성상 1.5샷 이상을 넣고 라테를 만들거나 플랫화이트로 먹는게 더 나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낮의 온도가 올라간 날에 일리 이딜리움으로 에스프레소 투샷을 뽑아서 넣고 아이스 카페 라떼를 만들었다.
역시 일리 이딜리움은 투샷에 아이스가 진리인 것 같다.
투샷의 아이스 카페라테에서는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스모키 함을 느낄 수 있었고 캐러멜의 단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바로 직전까지 일리 코스트라카를 마시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코스타리카와 비교가 되었다.
얼핏 포장색상이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비슷한 뉘앙스 같다는 생각도 했다.
코스타리카에서도 Raurina 커피가 재배되기도 한다는데 자연산 저 카페인 커피라 특별한 이름을 붙여 주고 싶었겠지만 왜 싱글 오리진 커피로 분류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인위적인 공법으로 만든 디카페인 커피가 무해하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 카페인이 낮은 커피의 발견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나 갈수록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즐기기 부담스러워지는 나 역시도 이런 새로운 커피의 출현은 더욱 반가웠다.
일리 이딜리움은 맛에 있어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커피인데 품종적 특징 때문인지 원샷 보다 투샷이나 물이나 우유를 더 적게 넣었을 때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몇 년의 기다림만에 드디어 재출시로 맛본 일리 이디리움 커피인데 이제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계속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될지 작황이나 수요에 영향을 받는 한정품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단은 즐길 수 있을 때 일리 이딜리움을 마음껏 즐겨 봐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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