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우영우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친구가 있다면 내게는 오아시스 같은 30년 지기 친구가 있다.
20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어서 자주는 못 보지만 친구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또는 내가 한국에서 사업이나 장사를 말아먹고 재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파리에서 만났다.
그 주기가 거의 월드컵 주기인데 그러고 보니 올해도 월드컵 시즌이다. ^^;
친구는 코로나19 때문에 들어오고 싶어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2주간 잠깐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주중에는 시간 내기가 어려워서 주말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 숙소가 있는 숙대입구역 후암동에 도착하기 전에 괜찮은 카페를 발견했다며 그곳으로 오라고 전화가 왔다.
건너편에 숙명여대가 있지만 요즘 후암동 일대에 개성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와인바가 많이 있는 것 같다.
숙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수협 건물 사이에 작은 골목 이면도로에 있는 Stun Haus라는 작은 카페였다.
Stun Haus는 작지만 따뜻한 느낌이 드는 카페이다.
카페의 1/3 을 개방형 바로 채우고 있어 바리스타와 소통하기도 좋다.
우리가 저녁 시간에 방문을 해서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다음 날 낮에 그 앞을 지나가 보니 젊은 여성 고객들이 카페를 가득 채웠다.
친구가 바에 자리를 잡아서 바리스타와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
만나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카페에 불러내서 무엇을 마실지 메뉴판을 보고 고민을 했는데 Stun Haus 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메뉴도 있었다.
또 메뉴에는 위스키와 하이볼, 그리고, 시그니처 커피 칵테일 메뉴도 있었다.
나를 만났을 때 카페 라테를 마셨던 친구는 다음날 저녁에 다시 찾아가서 궁금해하던 위스키가 들어간 커피 칵테일을 시켜서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렸다. ^^;
아마 이 메뉴가 위스키 크리미 브루(Whiskey Creamy Brew)로 아인슈페너에 위스키를 넣은 메뉴 인 것 같다.
외국에서는 카페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게 일반적인데 아이리쉬 커피 같은 커피 칵테일 외에도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고 즐길 수 있다.
스턴 하우스에는 위스키 크리미 브루 같은 커피 칵테일과 하이볼, 위스키 등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식전 직전이라 아메리카노나 라떼류는 부담스러워서 오랜만에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을 했다.
원두는 2종류 중에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 원두 블랜딩 이름을 로스팅 아그트론 넘버로 표시해서 내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더 이해하기 쉬웠다. ^^:
#55 블랜딩 원두는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가 블랜딩 되어 있어 그래도 대중적인 커피 맛을 내줄 것 같다면 내가 선택한 #65는 에티오피아 내추럴과 워시드 2종이 들어가 있는데 워낙 화려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기도 전에 딱 내 취향이다.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사이드 메뉴로 마들렌 같은 가벼운 메뉴가 있다.
커피바에 앉아서 작업공간을 보니 아주 정돈이 잘되어 있고 커피 장비도 훌륭하다.
요즘에는 더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를 갖춘 카페도 많이 있지만 좋은 커피 맛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다.
주문한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센스가 있는 사장님이 탄산수도 함께 제공해주어서 입안을 헹구고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에스프레소 잔을 가득 채운 베리향이 마시기 전부터 기분을 좋게 한다.
밝은 산미와 베리향이 입안 가득 채운다.
이 커피를 마시고 산미가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입맛을 돋게 하는 기분 좋은 산미가 입안을 채워줬다.
이 블렌딩 원두로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가야 해서 아쉽게도 자리를 떠야 했다.
다음 날 낮에 친구를 다시 만나 다시 찾으려고 했는데 그때는 여성 고객들이 카페를 가득 채워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아마도 감각적으고 젊고 세련된 사장님이 있는 카페여서 그런 것 같다.
파리에서 온 친구가 한국에 있던 2주 동안 매주말마다 만났고 스턴 하우스도 친구와 함께 다시 방문했다.
두 번째 방문을 하니 전에 못봤던 것도 눈에 보였다.
음향 장비는 잘 모르지만 진광관 앰프의 오디오 시스템이 눈에 띄었는데 카페를 좋은 음악으로 채우기는 충분했다.
두번째 방문에서는 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친구는 팝프레소를 주문했다.
이번에 주문한 아메리카노도 지난번에 주문했던 것과 같은 #65 블랜드를 선택했는데 역시나 산뜻한 산미가 뒷맛까지 깔끔해서 좋았다.
친구가 주문한 팝프레소는 입안에서 터지는 듯한 팝핑 캔디가 들어간 에스프레소인데 에스프레소 잔에 팝 캔디가 리밍 되어 있고 티스푼에도 팝핑 캔디가 담겨 있다.
친구는 재밌다는 표현을 썼는데 직접 마셔 보진 않아서 정확하게 그 느낌은 모르겠지만 커피 콜라에 입 안에서 터지는 팝핑 캔디의 느낌이 아닐까? ^^;
저녁을 함께할 다른 친구와 오기까지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스턴 하우스에서 죽치기로 하고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스턴 하우스에는 위스키와 커피 칵테일을 마실 수 있고 2 종류의 시그니처 하이볼 메뉴도 있다.
자몽이 들어간 하이볼과 베리류가 들어간 하이볼이 있어 각 각 하나씩 주문을 했다.
친구가 선택한 자몽 하이볼은 단순히 자몽 시럽이나 소다류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몽 과육까지 들어가 있다.
한 모금 뺏어서 마셔 보니 자몽 향이 많이 강하진 않아 하이볼 느낌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 하이 베리는 각 종 베리류가 들어간 하이볼인데 비주얼은 베리향이 엄청 강할 거 같은 색인데 막상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하이볼에 약간의 베리향을 느껴지는 정도였다.
워낙 하이볼을 좋아하는 데 마치 음료처럼 안주 없이도 가볍게 즐길 수 있었다.
낮술을 넘어 오전 11시부터 술을 마셨는데 스턴 하우스에 와서도 계속 낮술이다. ^^;
두 번째 방문에서 아메리카노에 하이볼만 2잔을 마시고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화장실에 갔는데 여긴 화장실이 분위기 있고 아주 안락하다. ^^;
가벼운 하이볼을 즐기며 좋은 음악을 즐기다 다른 친구와 와서 저녁을 먹기 위해 아쉽지만 나가야 했다.
내게 오아시스 같은 친구가 괜찮은 카페를 발견해서 오랜만에 카페 탐방 포스팅을 올리게 됐는데 일주일 동안 2번의 방문을 할 정도로 마음에 든 곳이다.
나중에 후암동이나 숙대입구 쪽에 다시 오게 된다면 스턴 하우스가 생각 날 것 같은데 커피도 좋았지만 하이볼이 더 생각 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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