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ista Diary

더치커피 내리기 좋은 날에 도이창 커피로 더치를 내리다.

타고르 2013. 7. 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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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계속 되는 장마와 더위 때문에 더치 커피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형이 주변 지인 분들게 선물을 한다고 8병을 내려 달라는 요청에도 날씨가 안좋아서 맛이 없게 추출 될 것 같아서 거절 해버렸다.
최근에 지인들을 만나며 카페도 자주 갔음에도 카페 탐방의 업데이트가 별로 없었던 이유는 방문한 카페의 커피 맛과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가는 곳 마다 더치 커피를 마셔 봤는데 한결 같이 신 맛이 강하게 느껴진 것이 실내온도가 높은데도 그냥 더치를 내려서 추출 과정에서 변질이 있었던 것 같다.

어제 오전부터 날씨가 개기 시작하더니 선선한 바람과 함께 시원한 날씨를 느낄 수 있는 날씨었다.
바로 오늘 저녁에 더치를 내려야 겠다는 생각에 집 근처 마트에 에비앙 생수 1.5L(지인들과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지만 짜장밥은 더치커피를 내릴 때 에비앙 생수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커피 맛과 바디감이 좋아 지기 때문~)를 사러 갔더니 자율휴무다. ㅡ,.ㅡ; 근처에 중형 마트도 걸어서 갈 만한 곳이 없어서 차를 가지고 다른 마트에 갔는데 거기도 자율휴무다. ㅠㅠ
어차피 차 가지고 나온김에 백화점에 가서 당당하게 생수 두병만 사가지고 왔다. ㅡ,.ㅡ;

저녁을 먹고 쉬면서 온도계를 체크 하니 24.6도로 준비하면 밤에는 24도 이하로도 떨어 질꺼 같아서 준비를 시작 했다.


이번에 더치를 내릴 때 얼마전 선물 받은 도이창 커피 (피베리, 내츄럴, AA) 3종 세트와 얼마전 큐그레이더 카페에서 브룬디 마이크로 랏 200g을 배송비만 받는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 했는데 아쉽게도 부룬디는 하루 뒤에 배송이 되었다. ㅠㅠ
할 수 없이 도이창 커피만을 가지고 더치를 준비 했다.


짜장밥은 더치를 내리 기전에 향을 맡고 원두를 직접 씹어 먹어 본다.
도이창 피베리는 냄새 부터가 매콤한 향이 나고 몰티한 단맛이 났다.
도이창 내츄럴은 말린 과일 향, 블루베리나 베리류의 향, 발효된 고릿고릿한 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는데 지난번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내츄럴과 뉘앙스가 비슷했다. 독특한 향미의 내츄럴이 특히 기대가 되는 녀석이다.
도이창 아도파 AA는 다른 원두보다 로스팅이 더 된거 같은데 다크 쵸코렛향과 씹었을 때 nuty한 고소한 향, 약한 신맛과 단맛이 있었다.

각 각 50g씩 저울에 달아서 그라인더로 갈았는데 사진에 51g이 되어서 한두알 씹어서 무게를 맞췄다. ㅎㅎ


밤 9시 부터 추출 온도를 더 낮추기 위해 창문에 올려 놓고,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전등도 TV도 끄고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요즘은 익숙해져서 홍수가 난다거나 하는 일이 없지만 밤 11시쯤 체크해 보니 문제 없이 잘 추출이 되고 있었다.

새벽에는 역시나 23도까지 온도가 떨어 졌다.
신경 안쓰고 아침까지 그냥 자면 되는 데 더치 커피를 내릴 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물의 온도도 낮추기 위해서 여러번 나눠서 보충해 주고, 자려고 누웠다가도 일어나서 중간에 체크를 해준다.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오전 6시 30분에 최종 추출을 마치고 시음을 해보니 기분 나쁜 신맛이 없는 걸 확인 했다.
그리고, 냉장 숙성을 위해 냉장고로 직행~~ 앞으로 3일에서 7일간 냉장 숙성을 시킨 후 다시 시음 할 예정이다.
이렇게 더치를 내리고 쾡한 상태로 조조로 울버린을 보고, 마우스 AS를 받기 위해 용산도 다녀오고....
예전에는 3일 밤을 새도 괜찮을 정도로 강철 체력이었지만 요즘은 하루만 제대로 못자도 비몽사몽해서 결국 오후 4시에 집에 들어와서 30분 정도 눈을 붙였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배우는 건 쉽지만 신경을 안쓰면 맛이 차이가 확 달라지는 데 자동차 운전 처럼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초심을 잃고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모든 음식(음료 포함)은 정성이 들어가야 맛있어 진다.
이곳에 쓴 글을 마음 속에도 새기고 스스로 초심을 잃지 않도록 뒤돌아 보는 흔적으로 남겨 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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