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Coffee Life/동남아 커피 산지 여행

[수방/인도네시아] 루왁 커피에 대한 사실과 개인적인 의견 정리

타고르 2014. 2.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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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여행을 하면서 4번째로 인연을 맺은 곳은 인도네시아 수방의 루왁 커피농장이었다.
인도네시아에는 좋은 커피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 루왁 커피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과잉생산과 공급이 이뤄지면서 많은 병폐가 생기고 있다.

2013년 10월 여행 중에 한국 모 방송국에서 루왁 커피에 대한 상당히 편향적인 방송이 나가면서 루왁 커피 불매 운동까지 생기는 등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짜장밥이 다녀온 곳은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 농장이었고 다른 루왁 커피 농장과 비교해서 사실만을 전달하고자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subang에서 땅구반 쁘라후 화산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는 마을에 인도네시아 현지인의 루왁 커피를 생산하는 곳이 있어 다녀 오게 되었다. 

 

 

마을의 농부 한명이 주요 농작물이 쌀과 커피여서 추수가 끝난 쌀을 말리고 있었다.

 

 

논의 뒤로 루왁 커피를 사육 하는 곳이 보인다며 그쪽으로 향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아직도 그 방송을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니 방송에서 보여준 현실이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매우 좁고 열악한 곳에서 사향 고양이들이 커피체리와 바나나만을 먹고 루왁 커피를 배설하고 있었다.

 

사향 고양이가 있는 우리로 다가가자 사향고양이가 무척이나 예민하게 적의를 드러내며 우리를 경계했다.

 

 

보기에도 무척 안좋아 보이는 사향고양이의 똥들....

사람도 그렇지만 건강하지 못한 녀석들의 배설물이어서 상태도 더 안좋아 보인다. 

 

설사를 했는지 제대로 뭉쳐지지도 못한 똥뜰도 많다.

 

 

이렇게 생산된 루왁 커피를 씻고 탈곡해서 덤핑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

 

좁고 더러운 곳에서 계속 안절 부절 못하고 부산을 떤다.

 

 

보기에도 축사가 무척 열악해 보인다.

 

 

루왁 커피를 사육하는 집에 갔더니 자랑스럽게 자신의 루왁 커피 샘플을 보여주는데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들은 일반 커피보다 비싼 가격에 커피를 팔 수 있어서 열악한 환경에서 루왁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안전하고 깨끗한 물과 튀긴 두부와 감자칩 같은 걸 내주었다.

 

 

이건 로빈손이라는 커피의 파치먼트였는데 일반적인 생두보다 그 크기가 컸다.

 

 

대부분의 영세한 인도네시아 농가에서 생산 하는 루왁 커피는 이런 곳이 많다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이런 안좋은 것만 보여주고 나쁘다고만 이야기를 했다.

짜장밥도 인도네시아에 와서야 제대로 된 루왁 커피를 마시고 마실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했는데 이런 현실에는 씁씁하다.

인도네시아 커피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하는 짜장밥을 위해 다른 수방과 반둥 근교의 커피농장을 보여 주시고 이남학 사장님의 루왁 커피 농장으로 돌아왔다. 

 

 

이곳이 이남학 사장님의 루왁 커피농장이고 사진에 보이는 방갈로 같은 곳에서 짜장밥 혼자 5일을 지낼 수 있었다.
방갈로 주변으로도 커피 나무와 바나나 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수방의 커피 농장은 아직 조성된지 3~4년 밖에 안되서 3~4년생 이하의 커피 나무가 많았다.

바나나 나무가 그늘 나무 역할을 하며 커피 나무의 생장을 돕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바나나는 전량 사향고양이들이 먹는데 워낙에 먹는 양이 많아 이곳의 바나나로는 충당이 안된다고 한다.

 

 

 

  농장에는 이제 막 꽃이 피는 커피 꽃송이가 올라오는 녀석도 있었고

 

 

막 커피 꽃이 지고 커리체리가 열리는 녀석도 있었다.

동남아의 다른 나라에서는 보지 못한 광경이어서 인도네시아 여행 덕분에 커피의 모든 생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루왁 커피 농장을 오기 전에는 동남아의 많은 농장들이 자신들은 방목을 하거나 산에서 채집을 한다고 하는데 누구 하나 채집과정이나 방목을 하는 실체를 보여준 곳이 없었다.

수방의 루왁 커피농장에서 지내는 동안 계속 사향 고양이들을 볼 수 있었고 보기에도 넓고 깨끗한 우리의 사육장이 만들어져 있다.

 

 

사향고양이가 원래 야행성이어서 아침이나 낮에 깨어 있는 경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오후 정도가 되면 사향 고양이가 활력을 찾고 움직이 활발해진다.
보기에도 윤기나는 털과 눈동자도 맑아 보이고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는다.  

  

 

다른 현지인의 농장에서 수확 시즌이 아닌 지금도 커피 체리를 먹이고 루왁 커피를 생산 시키는데 이곳은 커피 수확 시기에만 맛있는 커피체리만을 먹인다. 또 원래 잡식성이 아이들이어서 생닭도 함께 먹이고 아이들 건강을 신경 쓴다고 하셨다.

 

 

이곳에는 각 각 다른 몇종류의 사향 고양이를 사육 하면서 생산 결과물에 대한 다양한 비교 실험을 하고 있다.

몸집이 크고 회색 털을 가진 아프리카계 사향 고양이도 있었다.

 

 

 

매일 매일을 이녀석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지금은 수확 시즌이 아니어서 생산하는 루왁 커피도 없이 쳐묵쳐묵 하면서 수의사에게 건강관리까지 받으며 나름 호강하고 있었다.

 

 

비록 사육장에 갖혀 있는 신세지만 사향 고양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계셨다.

3년 동안 많은 녀석들을 잃기도 하면서 지금은 녀석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 했다고 한다.

 

 

특별하게 숨기거나 하지 않고 가감 없이 이야기 해주시고 보여주셔서 언제든 농장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사육현장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농장에 와서 며칠은 몸이 안좋아서 아펐는데 몸이 회복되어 일찍 먼저 일어난 날은 혼자 농장을 둘러 보니 부지런한 농장 스텝이 우리를 청소 하고 있었다. 

 

매일 매일 깨끗하게 우리를 청소하여 준다.

커피 수확기가 아닌 시즌에는 생산되는 루왁 커피도 없이 저렇게 똥만 싸질로 놓는다. ㅎㅎ

 

 

농장 한쪽에는 이곳 수방과 수마트라에 있는 루왁 커피 농장에서 생산된 루왁 커피가 진공 포장되어 있다.

지난 몇년간 사향고양이 종류와 인도네시아 산지별 커피를 먹여서 제일 좋은 데이터를 뽑아내어 좋은 루왁 커피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계셨다.

 

잘 키워진 사향 고양이에게서 만들어진 루왁 커피여서 보기에도 더 좋아 보인다.

 

 

잘 만들어진 루왁 커피는 분명 마실만한 가치가 있는 맛있는 커피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난 2014년 1월에 큐그레이더들을 대상으로 루왁 커피라고 밝히지 않고 블라인드 커핑을 했는데 평균 80초중반대의 커핑 점수가 나왔다.(루왁 커피 커핑 포스팅 바로 가기 http://barista1000.tistory.com/187 )

 

문제가 되는 것은 루왁 커피를 만드는 방법 때문이다.
산에서 채집을 한다고 하는 방법은 제때에 양질의 루왁을 채집을 할 수 있는지와 실제 자연산이 맞는지 신뢰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자연산 루왁이라는 것을 마셔 보니 그 맛은 훌륭 했다. 하지만, 공급량이 많지 않아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니 만큼 시중에서 말하는 제품들이 실제 자연산 루왁인지는 의심해 봐야 한다.

 

사향 고양이를 방목을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방목하는 모습을 보여준 곳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사향고양이는 군집 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좁은 곳에 방목을 하는 경우 자신들끼리 서로 물고 찢고 싸우기도 하고 각종 전염병에 노출 될 수 있어 오히려 좋은 방법이 아니다.

 

결국 안전하고 맛있는 루왁 커피는 사육을 통해 생산되는 것인데 문제가 되는 영세하고 열악한 농장에서 커피만 먹이면서 생산된 루왁 커피는 맛도 없고 품질도 좋지 않다. 반면 제대로 된 시설에서 만들어진 루왁 커피는 스페셜티급의 커피처럼 맛도 있고 특징도 확실 했다. 그리고, 루왁 커피는 단순하게 맛과 희소성 때문만이 아닌 커피에 제대로 사향성분이 들어 있는지도 확인 해야 루왁 커피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애초에 야생의 동물 가둬놓고 커피를 생산하는게 잘못이라고 사람들은 윤리적인 문제를 거론한다.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왜 방송이나 소문만 듣고 유독 방송에 나온 것에만 일시적으로 이슈가 되고 윤리 문제를 거론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먹는 수많은 소와 돼지, 닭 등도 오직 먹히기 위해 사육 당하고 있고, 동물원에 갇혀 있는 야생 동물들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구경 하러 가는데 어떤 죄의식도 없이 기꺼이 우리 지갑을 열고 있다.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것은 뒤늦게 TV에서 보고 비판을 하고 윤리를 따지면서 우리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수많은 비윤리적인 것들에는 어떤 죄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짜장밥은 잘못된 방법으로 생산된 루왁 커피를 위한 변명이나 두둔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루왁 커피는 다른 것을 다 빼고 맛으로만 평가한다면 분명 마실만한 가치는 있는 커피이고 루왁 커피의 좋다 나쁘다는 여부는 소비자가 선택할 몫이라고 생각 한다.

다만 우리가 이것을 계속 먹어야 할 커피라고 생각한다면 사향고양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관리 받으며 생산 되어야 할 것이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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